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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알고 마시면 덜 취합니다

  • 작성자
    연수구보건소
    작성일
    2004년 12월 15일
    조회수
    3259
  • 첨부파일
송년회 다음날 또 송년회. 입사 2년차 회사원 이모 씨(27)는 12월이
부담스럽다. 아직 막내나 다름없어 술자리에서 빠져나오기는 힘든 처
지. 이씨는 늘 궁금하다. 이왕 마셔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덜 마시는
방법, 조금이라도 덜 취하는 방법이 없을까.》

▽갈증과 식욕부터 가라앉혀라=저녁나절의 목마름과 배고픔을 ‘술 고
픔’으로 착각하면 폭음하기 쉽다. 허기가 지면 당연히 모든 음식이
맛있게 느껴진다. ‘첫 잔의 맛’도 마찬가지. 빈속에 술을 털어 넣
고 “오늘 술 받는데”라고 외치기 전에 일단 밥을 먹고 물을 마셔라.

술이 몸에 독이 되지 않게 하려면 얼마나 마시는 게 좋을까? 의사들
은 주량에 상관없이 알코올 섭취가 하루 50g 이하가 되도록 조절하기
를 권한다. 술의 종류에 맞는 잔으로 3∼5잔이면 약 50g의 알코올을
마시게 된다. 이 정도의 알코올은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다.

천천히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당 알코올 분해량은 사람마다 한정
돼 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알코올을 들이켜면 분해되는 양보다 많
은 알코올이 흡수된다. 이렇게 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갑자기 높이
올라가 금방 취하게 된다.

▽안주 많이 먹으면 폭음해도 된다?=술자리가 무르익기 전에 삼겹살
같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라고 권하는 사람이 있다. “기름기가
위장의 알코올 흡수를 늦춘다”는 것. 그러나 폭음에는 어떤 안전장치
도 없다. 기름진 안주는 복부비만을 부를 뿐이다.

안주를 충분히 먹어야 하는 것은 쉼 없이 알코올을 분해해야 하는 간
의 활동을 돕기 위해서다. 고단백 고지방 안주는 위에 오래 머물러 알
코올 흡수를 조금 늦춘다. 그러나 알코올은 분해 작용 없이 위에서부
터 직접 흡수되므로 그 효과는 미미하다.

안주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목으로 넘어간 알코올은 30분 안에 대부
분 흡수된다. 안주를 먹는 것은 알코올 흡수를 늦추기 위함이 아니라
술잔 드는 횟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짭짤한 안주는 피한다. 갈증을 일으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기 때문
이다. 매운 안주는 가뜩이나 피곤한 위에 부담을 더한다. 기름기 적
은 담백한 육류와 섬유질 많은 야채가 최고의 안주다.

▽섞어 마시면 아침에 후회한다=뒤끝 없이 기분 좋게 마시려면 한 종
류의 술만을 고집하자. ‘폭탄주’는 최악의 선택. 맥주의 탄산가스
가 ‘알’로 들어간 소주나 양주의 알코올 흡수를 촉진하기 때문이
다. 간의 알코올 분해 기능도 금방 한계를 넘게 된다.

술을 섞어 마시면 알코올이 다 분해된 후에도 한참동안 머리가 지끈지
끈 아프다. 숙취 두통은 술에 빛깔과 향을 더하는 첨가제 때문. 다양
한 첨가제가 섞이면 여러 가지 화학반응을 일으켜 두통이 더 심해진
다.

▽노래하고 토하면 술이 빨리 깬다?=빨리 술 깨는 데 특별한 비법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알코올이 분해될 뿐이다. 알코올 분해를
돕는다는 몇 가지 식품이 있지만 의사들은 미미한 효과를 믿고 폭음하
는 것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토하고 싶을 때 애써 참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알코올은 빨리 흡수되
므로 토사물은 대부분 안주로 먹은 음식. 토하고 정신이 드는 것은 심
리적인 효과일 뿐이다. 술을 깨겠다고 억지로 토하면 식도와 위 사이
혈관이 찢어지거나 위산이 넘어와 식도염에 걸릴 수 있다.

노래하고 춤추는 것은 호흡과 땀을 통한 알코올 배출을 약간 돕는다.
그러나 더 큰 효과는 그러는 동안 술 마시는 양이 줄어드는 것이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김경환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과 김
원호 교수,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
의학과 이정권 교수)


▼술 덜 취하려면…▼

1. 밥 먹은 후에 마셔야
2. 급히 마시지 말라
3. 짜고 매운 안주 금물
4. 섞어 마시지 말라
5. 일부러 토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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