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장례문화를 살펴보면 세계적인 요소 두 가지가 눈에 뜨인다. 세계 최대 장의업체가 프랑스에 있다는 것과 세계 최초의 공원식 묘지가 바로 그것이다. 나폴레옹 통치시대에는 장의행사가 교회의 독점물이었다. 1904년 개정된 법령에서는 그 권리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했다. 하지만 장례식은 교회에서 치르고 행사는 사설 장의업체에 넘겨졌다. 대표적인 사설 장의업체 ''퐁 페네블''은 종업원만도 5,500여명에 이른다. 매상고는 연 2,000억프랑 이상.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장의업체라 할 수 있다. 프랑스 제20지구 초입에 위치한 페르라세스는 프랑스 건축가 브로니야르가 설치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정원식 묘지다. 이 묘지는 서방 선진국 공원식 묘지의 효시가 됐다. 1804년 프랑스 혁명정부는 파리시내 모든 묘지를 파헤쳤다. 혁명정부는 유골을 수습해 지하채석장에 묻고 도시 외곽에 새로운 묘지를 조성했다. 여기에는 음악가로는 로시니, 쇼팽, 비제 문학가로는 모리엘, 발자크 그 외에 이브 몽탕 등 유명인사들이 잠들어 있다. 공동묘지라고 하면 우선 혐오시설이라는 생각이 떠오르지만, 프랑스 공동묘지에 조성된 울창한 숲은 시민들이 언제라도 거닐 수 있는 산책로를 제공한다. 건축물, 조각작품들이 즐비해 정원이자 박물관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어 참배객은 물론 산책 나온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드골 대통령은 프랑스 동부 공동묘지에, 미테랑 대통령은 남서부 자르낙 공동묘지의 가족묘에 일반인과 같은 크기로 안치돼 있다. 다만 이들은 유명인들이기에 항상 참배객이 끊이지 않으며 묘지는 헌화된 꽃들로 뒤덮여 있다. 페르라세스 공동묘지에 묻힌 저명인사나 전직 대통령도 크기나 치장된 면에서 일반인과 동일한 것은 프랑스 국민의 평등정신과 실용주의가 실생활에도 잘 반영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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