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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느는데 납골당 못 따라가
작성자
송정섭
작성일
2007년 7월 2일
조회수
1374
첨부파일
火葬 느는데 납골당 못 따라가
게재일 : 2004년 01월 29일 [26면] 글자수 : 1825자 기고자 : 박복순 장묘문화개혁 범국민협의회 사무총장
최근 우리나라의 화장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말 현재 전국의 화장률은 42.64%다. 이는 화장장려시민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7년과 비교할 때 무려 20% 가까이 늘었다. 이제 화장장려운동은 속도를 조절해야 할 만큼 또 다른 난제를 안고 있다. 화장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 화장·납골 관련 장묘시설이 미처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리 단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드디어 한 시민의 신랄한 비판이 올라왔다. 고인을 모실 만한 납골시설이 마땅치 않은데 무책임하게 화장만을 장려하느냐는 질책이었다. 2∼3년 전부터 내심 마음 졸이던 일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6년 전 내가 화장장려시민운동에 뛰어들 때만 해도 전통적인 매장 관습은 오랜 세월 우리의 일상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 쉽게 변화하지 않을 성싶었다. 그런데 그 예측은 빗나갔다. 서울·수도권과 대도시에서 화장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시민운동과 매스컴의 역할도 컸지만 현대적인 화장 납골시설의 공급으로 화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사회 변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선두를 다투는 이혼율이 보여주고 있는 극심한 사회 변화는 장묘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묘지를 통한 조상숭배나 가족통합을 자랑하던 우리가 아니던가. 그러나 묘지를 돌볼 후손이 없어 버려질 무연고 묘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묘지관리의 어려움 때문에도 화장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1∼2년 전부터는 홈쇼핑에서 사설 납골당과 납골묘를 판매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고 성묘철에는 중앙 일간지마다 납골묘 광고가 한면 가득 채워지기도 한다. 죽음 문화의 지나친 상업화를 보는 듯해서 시민운동가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
화장문화 확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가장 심각한 문제가 역시 납골당 및 납골묘·납골탑 등의 납골시설이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공공 납골시설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안심하고 화장할 수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화장장이나 납골당과 같은 장묘시설은 우리 국민에게는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마다 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화장률이 두배 가까이 증가한 최근 5∼6년 동안 전국의 화장장은 단 한곳도 신설되지 못했다.
민간이나 종교단체들이 주로 나서 사설 납골당이나 납골묘·납골탑 등을 건립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장묘시설의 필수 요건인 안정성·영속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해 문제가 많다. 납골묘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 많은 석물을 이용해 주로 대형으로 조성되고 있어 매장묘보다 자연환경을 더 파괴할 우려가 있다. 이런데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납골묘 조성 지원금까지 주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화장 위주 장묘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의 경우 화장이 급증해 서울시민이라 하더라도 예약이 밀려 서울시립화장장에서 화장을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시립 납골당 건립이 어려워 지난해부터는 산골(散骨)장려정책을 펴고 있어 납골을 원하는 일반시민들은 속수무책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회복지를 보장하는 유럽 각국들을 보면 1백년 앞을 내다보고 장묘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10년 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와는 한참 다르다.
매장이든 화장이든, 화장 후 납골이든 산골이든, 저마다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시설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할까? 권력이나 부를 가진 자들은 불법 호화분묘를 조성하는데, 서민들은 납골당 이용도 힘든 것이 우리 장묘문화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