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입니다. 산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산불이 날 우려가 더 커지는 것이죠. 그래선지 산마다 산불조심을 알리는 현수막이 많이 붙습니다. 문학산도 마찬가집니다.
비록 나뭇가지를 현수막 걸이 삼아 걸어놓는 행위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산불을 막는다면 꽤 의미있는 일일겁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의 문제입니다. 오랜만에 문학산에 갔습니다. 정상에 올라보니 거대한 현수막이 풍경을 죄다 가리고 있더군요. 산불을 조심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산불을 낸 자는 관련 법에 의해 책임을 묻는다고 써 있더군요. 그 문장의 삭막함이 정상에 올라 느끼는 상쾌함을 죄다 날려버리더군요.
그러나 정작 문제는 풍경을 가려서, 문장이 험악해서도 아닙니다. 그야말로 현수막을 밧줄로 꽁꽁 나뭇가지에 묶어 놓았더군요. 만약 사람의 몸이 그렇게 묶여 있다면 숨이나 제대로 쉬겠습니까? 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한창 꽃을 피워야 할 시기아닙니까? 자라나는 아이의 입에 재갈을 물린 격이지요.
자세히 살펴보니 그 현수막을 건 기관은 산림청과 경찰청이라고 적혀있더군요. 연수구의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지 마시고 빠른 시일내에 철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연을 보호하자면서 나무를 죽이는 짓을 해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