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주머니의 일기!
-
- 작성자
- 유민희
- 작성일
- 2004년 8월 13일
- 조회수
- 2094
-
- 첨부파일
-
나는 45세 아줌마입니다.
90%가 단칸방으로 이루어진 단지 동네...더욱 월세 내는 날이 너무 빨리 돌아와 가슴 조이며 ...길에서 오뎅 하나 사먹기를 머뭇거려야
하는 동네...여기서 난 떡볶기 아줌마로 통하지요.
가만히 있어도 너무 더워 숨이 탁탁 막힌다고 하는 요즘...
난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순대...떡볶기...오뎅을 끓이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지요
장사 잘 되냐구요?...당연히 안되죠
하지만 뙤약볕에서 뛰어놀다 아줌마 물주세요...하는 꼬마녀석들이 있고...오뎅하나 잡수시라고 하면 고마워서 쩔쩔매며 ..아줌마 큰 복 받을겨하는 노인어른들이 있어서 날 심심하지 않게하고..기쁨을 줍니다
일자리가 없어 하소연하는 이들...방세를 못내서 주인집에서 나가라고 해서 울먹이는 이들....애기가 있는데 기저귀 살돈이 없고...분유살 돈이 없고...병원 갈 돈이 없고...잘 곳이 없어 하는 이들...전기세를 못내서 전기가 끊기고...쌀이 떨어져 밥을 먹어본지가 언제 인지 모르겠다는 이들
종이 박스 줍고 ...빈병 줍고...전단지를 붙이고 ... 하지만 그것들도 하는이들이 하두 많아 이젠 한숨만 쉬는 이들이 너무 많은 동네...나 역시 월25만원 단칸방에서 네식구가 살며 방세 못내고 ...쌀 걱정하고...전기세 걱정하며 살고 있지만 나보다 못한 이들이 너무 많아 ...오늘은 정말 독한 마음으로 돈을 벌어야지 마음먹지만 다시 내 마음은 허물어지고...몇천이라도 손에 쥐어주고...간장 ,오뎅 ,순대를 싸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난 이런이들과 살고 있으며...없지만 조그만것이라도 그들에게 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
하루도 편한한 하루가 마무리 되지 못한 동네..이야기를 여기에 올릴까 합니다.
오늘도 난 땀으로 범벅된 모습이지만 행복한 미소로 너무나 가난한 이들과 살기 위해 포장마차 문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