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이 손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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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문영현
- 작성일
- 2006년 3월 7일
- 조회수
-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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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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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활동 미담사례】
2006년 3월 7일(화요일) 오전 11:35분경
인천의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소래포구’ 진입로에 위치한 논현감리교회
지역 선교와 봉사활동에 꾸준히 노력해온 덕에 교회가 많이 성장되고 신도들의 수도 늘어 올해는 봄철 심방을 가정 방문 없이 교회에서 오늘 한꺼번에 치르기로 하였는데...
주안5동에 거주하는 박정순(여,32세)씨도 딸 둘을 데리고 아침부터 교회를 찾았다.
“다희야! 엄마 예배드리고 나올 때까지 동생 다영이 잘 돌봐주고 있어야 돼!”
“알았어요.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교회에 나오는 신자들이 늘면서 2층 성가대 탈의실을 임시 유아방으로 쓰고 있었고 오늘 유아도우미 담당은 안정순(여,41세) 집사가 맡기로 했다.
1시간 30분이 지나갔고....예배가 거의 끝나 갈 무렵이었다.
“저 소변 마려워요!”
“저도요!”
아이들끼리 신나게 정신없이 놀다가 한 아이가 화장실에 간다고 하자 다른 아이들도 일제히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다.
“화장실 가고 싶은 어린이 모두 나오세요!”
아이들을 돌보던 안 집사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향했고 유아방에는 보호자 없이 몇몇 아이들만 남아있게 되었다.
한참 호기심 많을 나이인 다영(여,2세)이는 같이 뛰어놀던 아이들이 사라지자 혼자 유아방을 아장아장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마침 성가대 탈의실의 유리 출입문은 열려있었고 다영이는 벽과 열려진 유리문 틈새에 자신의 손목을 무심코 집어넣었다.
그때 다른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출입문을 건드렸고 출입문은 다영이의 손목이 낀 상태에서 닫혀버리고 말았다.
“으앙---으아앙---”
고통스러워 울부짖는 다영이의 비명소리는 계속 되었고 한쪽 구석에서 인형을 가지고 놀던 언니 다희(여,5세)는 동생의 울음소리를 듣고 출입문 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자신이 동생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엄마가 있는 2층 세미나실로 울면서 달려갔다.
어린아이의 비명소리와 예배를 드리고 있는 세미나실로 울면서 들어오는 다희의 모습을 보고 출입구에 앉아있던 권미숙(여,49세) 권사와 다희엄마 그리고 아이들을 교회에 데리고 온 부모들이 일제히 따라 나왔다.
“애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요?
“엉엉....제 동생이 손이 아파요!”
아이 부모들이 모두 유아방으로 달려가자 아이들의 손을 잡고 화장실을 다녀오던 안씨의 얼굴색이 창백해졌다.
“아이고! 이를 어째...”
다영이의 손목은 유리 현관문이 닫히면서 전달된 충격으로 시퍼렇게 멍이 든 상태였다.
다영이 엄마는 다급한 심정에 출입문을 다시 닫고 다영이의 손목을 빼내려고 했지만 출입문을 조금 건드리기만 해도 아이의 비명소리는 더 커져만 갔다.
“안되겠어요! 119에 빨리 신고해야지...”
권미숙 권사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떨리는 심정으로 119종합상황실에 어린이 안전사고 구조요청을 하였다.
사고현장으로는 논현동과 소래포구 일대를 관할하는 남동공단소방서119구조대와 고잔구급대가 출동하였다.
하지만 남동공단 사거리에서 아무리 싸이렌을 울려도 긴급차량 양보의무를 지켜주지 않는 운전자들로 인해 구조대와 구급차량의 도착시간은 지연되기만 하였다.
대원들은 교회 앞에 도착하자마자 구조장비를 들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애기가 끼인 곳이 어디예요?”
“2층 유리문 틈새에 손목이 들어갔어요. 아저씨들 빨리 좀 와주세요!”
재촉하는 교회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2층 복도를 따라 올라가자 유리출입문 입구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잠깐 비켜 주세요!”
사고를 당한 아이의 어머니는 여전히 아이를 안고 달래며 같이 흐느끼고 있었다.
대원들은 유압 도어오프너의 양쪽 팁을 벽과 유리문 사이에 넣고 조금씩 작동시키며 공간을 벌려 나갔다.
유리문이 압력에 의해 순간적으로 깨지면 아이와 대원들도 모두 다칠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구조작업을 진행해 나갔다.
마침내 아이의 손이 기나긴 고통에서 빠져나오자 어머니는 참고 있던 울음을 터트렸다.
“이제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아이의 손목을 자세히 살펴보았으나 골절이나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병원에 지금 가야 되나요?”
“많이 놀란 것 같으니까 우선 아이가 안정을 취하고 난 뒤에 가셔도 될 것 같아요!”
“상처부위를 주물러주고 따뜻하게 찜질 해주면 부어오른 것도 조금씩 가라앉을 거예요!”
“너무 고맙습니다.... 고생하세요!”
대원들은 교회 관계자들의 따뜻한 인사를 받으며 교회문을 나섰다.
인천남동공단소방서119구조대(032-819-1190)